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 대표
“그러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그럼 퇴직하시고 바로 이 일을 시작하신 거예요?”
“봄에 퇴직하고 두어 달 쉬다가 이 일을 시작했어요. 그때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에는 어떤 허드렛일을 해서라도 한 달에 50만 원을 벌면 정기예금 2억 원을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거라고. 그 말에 쇼크를 받고 바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 베이비붐 세대 순자산 3억5000만 원
2014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가구당 평균 총자산은 4억30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가구당 평균 부채액 8000만 원을 빼면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3억5000만 원 정도이다. 50대 후반에 3억5000만 원 정도의 재산을 갖고 있으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순자산 3억5000만 원 중 살고 있는 집을 포함한 부동산 가액이 3억2000만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결국 가용 순금융자산은 3000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 3000만 원 정도로 어떻게 30∼40년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3000만 원으로 재테크를 해서 재산을 늘려 보려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같은 저성장·저금리시대에 말처럼 쉽지 않다.
○ 6억 예금 이자 月100만 원도 안 돼
복지 선진국에서는 모아둔 재산이 없더라도 최소 생활비 정도는 연금으로 받아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무원이나 군인, 학교 교직원을 제외하면 거의 연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2014년 말 현재 2113만 명이 가입하고 있는 국민연금에서 노령연금으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부부 합산 월평균 58만 원밖에 안 된다. 반면에 이분들이 생각하는 월 최소 생활비는 부부 합산 월평균 133만 원, 적정 생활비는 월평균 181만 원 정도이다. 노령연금 예상 수령액은 최소 생활비의 절반, 적정 생활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모자라는 연금은 퇴직연금으로라도 보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퇴직연금은 도입된 지 몇 년 안 되는 데다 도입 시에 그동안 쌓아둔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아 자녀교육비, 결혼자금, 주택 구입자금 등의 다른 용도로 써버린 이들이 대부분이다. 개인연금 또한 연말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불입한 정도여서 2012년 말 현재 계좌당 불입금액이 1230만 원밖에 안 된다. 그 후 추가 불입을 했다 하더라도 그 금액은 1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지금과 같은 저성장·저금리·고령화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퇴직 후에도 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