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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공짜 프린팅으로 43만 대학생 홀렸죠”

입력 | 2015-05-13 03:00:00

[내가 청년 리더]<3>모바일 결제 전문 애드투페이퍼 전해나 대표




전해나 애드투페이퍼 대표가 대학생을 위한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앱에서 광고를 보거나 설문조사 같은 이벤트에 참여하면 무료 문서 출력 등의 용도로 쓸 수 있는 가상 전자화폐를 받을 수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비싼 등록금과 만만치 않은 생활비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친구가 참 많잖아요. 적어도 공부할 때만큼은 이런 걱정을 떨쳐 버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2011년 6월.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앳된 얼굴의 여대생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시 몇몇 대학에서 인쇄물 무료 출력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선보인 주인공을 찾아간 참이었다. ‘반값 등록금’ 주장이 나올 정도로 학비와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았던 때였다.

그는 “A4 용지 한 장 출력 비용은 단돈 50원에 불과하지만 과제를 제출하거나 시험공부에 필요한 논문을 출력할 때면 한 끼 밥값을 ‘덜컥’ 내야 할 때도 있다”며 “이 비용이라도 아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후로 4년. 티셔츠 차림으로 자신의 각오를 조곤조곤 얘기하던 여대생은 어느덧 재킷이 잘 어울리는 여성 사업가로 변모했다. 바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애드투페이퍼의 전해나 대표(28)다.

○ 43만 대학생의 필수 서비스

애드투페이퍼의 초기 사업 아이템은 인쇄물 무료 출력 서비스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상 전자화폐인 ‘애딧’을 제공받는데 이를 활용해 일정량을 출력할 수 있는 식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광고를 보거나 설문조사 등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면 애딧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공모전, 인턴 채용 공고 등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도 제공한다. 대학생의 눈높이에 딱 맞춘 ‘생활 밀착형 서비스’다.

반응은 뜨거웠다. 대학 복사실 등에 마련된 전용 프린터에는 무료 출력을 하려는 학생이 줄을 이었다. 대학생을 타깃으로 제품을 홍보하거나 이미지 제고를 꾀하려는 기업도 애드투페이퍼를 찾았다.

전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2009년 ‘캠퍼스 CEO’라는 학내 교양 수업을 들으면서부터다. 전 대표는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청년 창업자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제도는 많지 않았다”며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얻어야만 했다”고 떠올렸다.

이런 그에게 ‘프라이머’는 큰 도움이 됐다. 프라이머는 온라인 전자결제 소프트웨어기업 이니시스를 이끌었던 권도균 대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인 이택경 대표 등이 결성한 일종의 에인절 투자자 모임이다. 이들은 각종 조언은 물론이고 사업 확장을 위한 새로운 투자자도 연결해 줬다.

그 결과 애드투페이퍼는 100여 곳의 대학교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재학생 4500명 이상인 대학의 70%에서 무료 출력 서비스를 쓸 수 있다. 회원도 약 43만 명에 이른다.

스마트폰 앱 장터인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는 ‘용돈 절약에 최고’, ‘대학생 필수 앱’, ‘대학생인 내게 정말로 고마운 존재’ 같은 리뷰가 줄을 잇는다.

○ 핀테크 산업 열풍이 호재로

전 대표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애드투페이퍼의 사업 영역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로지르는 ‘오프라인 투 온라인(O2O)’ 서비스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전자화폐 서비스 ‘나나코’다. 일본 세븐일레븐은 고객이 카드에 쌓아 둔 전자화폐로 매장에서 제품을 살 수 있게 한다.

전 대표는 “음식을 배달시키거나 학교 주변 카페, 식당 등을 찾을 때면 전자화폐인 애딧으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올해 안에 시작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앱과 애딧을 기반으로 대학생의 소비 생활 전반을 파고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핀테크(Fin Tech·금융기술)’도 애드투페이퍼엔 호재다. 전자화폐를 활용한 서비스도 일종의 핀테크 산업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사 앱을 통한 결제가 50만 건가량 되는 만큼 수요는 충분하다는 게 전 대표의 생각이다.

전 대표의 관심사는 언제나 대학생에게 집중돼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 때도 대학생이 올린 리뷰를 보고 다시 기운을 내요. 새로운 사업 영역도 대학생을 위한 것이고요. ‘대학생의 부담을 덜어 주는 데 힘을 쏟겠다’던 초심은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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