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다나카-다루빗슈 부상 신음… 2014년엔 10승 이상씩 올리며 맹활약
중고교 때부터 무리한 등판도 원인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아시아 ‘빅3’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마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지난해 성적표만 비교할 때 세 명 가운데 가장 많은 14승(7패)을 올린 류현진의 상황이 가장 답답해 보인다. 3월 시범경기 때 어깨 통증을 호소했던 류현진은 재활과 불펜 피칭을 반복하고 있지만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아 복귀 시점조차 불투명하다. 국내에서 류현진의 트레이닝을 담당했던 한 코치는 “부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어깨 관절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루빗슈는 3월 시범경기에서 1이닝만 마친 뒤 오른쪽 삼두근에 불편함을 느껴 진단을 받은 결과 팔꿈치 인대가 손상된 것으로 나왔다.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을 받은 다루빗슈는 내년 시즌 복귀를 목표로 길고 지루한 재활 과정에 들어갔다.
이 세 선수의 부상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몸에 이상이 감지됐었다. 중고교 시절부터 누적된 무리한 등판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과 일본의 학원 스포츠는 지나친 성적 우선주의 탓에 어린 선수들이 혹사당하기 쉬운 환경을 지녔다. 2013년 당시 16세였던 안라쿠 도모히로는 일본고교대회에서 4경기 40이닝 동안 663개의 공을 던져 경기당 평균 투구수가 165개에 이르렀다. 다루빗슈는 “고교야구 출전 등록선수를 18명에서 25명으로 늘리고 학년별로 투구수를 제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고교 야구부 코치로 활동했던 이종열 해설위원은 “세 선수 모두 투혼이나 뼈를 깎는 고통 등을 강조하는 운동 문화 속에서 계속 무리했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