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조성환 감독 단체사진 제의… 라커룸서 결속 다지는 전통 생겨 소통 키워드로 예상 깨고 3위 선전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3위로 선전하고 있는 제주는 올 시즌 경기에서 승리하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라커룸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다. 제주 제공
조성환 제주 감독(45·사진)이 만들었다. 조 감독은 “팀을 맡은 뒤 처음 이겼을 때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사진을 찍자고 해서 찍었다. 처음엔 엉겁결에 했는데 의미가 있었다. 승리는 주전만이 이룬 게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한 것이다. 그래서 이길 때마다 라커룸에서 모두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고 말했다. 장석수 사장(55)은 물론 구단 관계자 대부분이 사진에 찍혔다. 선수들이 팔을 잡아당기며 “사장님과 다른 분들은 우리 팀이 아닌가요”라며 끌고 갔다고 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제주가 전북(승점 25)과 수원(승점 17)에 이어 3위(승점 15)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에는 ‘하나’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조 감독은 “90분간 뛴 선수도 있지만 그 옆에서 지켜보는 선수와 팀 관계자들도 승리를 원했다. 주전만이 승리를 만든 게 아니다. 우리 모두가 승리를 위해 하나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23일 전남과의 안방경기 때 ‘오렌지색’ 머리로 팬들을 맞는다. 안방 관중이 2만 명을 넘을 경우 머리를 팀 유니폼 색깔과 같은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주는 5일 울산과의 안방경기 때(2-1 제주 승) 실관중 집계(2012년) 이후 처음으로 2만 관중(2만13명)을 넘었다. 조 감독은 “솔직히 내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면 머리가 무슨 문제인가. 팬들이 즐겁다면 뭐든 다 하겠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