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스키 종목에서 메달을 딴 선수가 있을까.
‘없다’고도 할 수 있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올림픽으로만 한정하면 ‘없다’가 정답이다. 한국 선수단은 지난해 소치 겨울올림픽까지 모두 53개의 메달을 땄는데 모든 메달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서만 나왔다.
하지만 범위를 패럴림픽 대회까지 넓히면 ‘있다’가 맞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겨울패럴림픽 알파인스키에 출전한 한상민은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문제 둘. 역대 겨울올림픽 팀 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은 팀 경기에서 메달을 딴 적이 있을까. 역시 올림픽에서는 없었지만 패럴림픽에서는 있었다. 한국 선수단은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 대회 휠체어컬링에서 첫 은메달을 땄다. 일반 선수들이 못해낸 일을 장애인 선수들이 해낸 것이다.
평창 패럴림픽은 6경기 6종목에 모두 74개의 금메달(예정)이 걸려 있다. 50여 개국의 2000여 명의 선수, 임원 및 관계자가 참가한다. 메달을 떠나 장애를 이겨낸 선수들의 모습 자체가 감동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는 패럴림픽 대회의 성공이야말로 진정한 평창 올림픽의 마침표라는 생각을 갖고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평창 조직위는 올 1월 ‘접근성 매뉴얼’을 발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어지는 모든 경기장과 관련시설은 장애 유형별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이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선수단 뿐 아니라 장애인 관람객의 동선 확보에도 신경 쓸 계획이다.
조직위는 이와 함께 평창 패럴림픽을 알리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위는 올해 3월 14~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18 평창 패럴림픽 성공개회를 위한 제1회 2018 평창패럴림픽 데이 선포식 및 기념행사’를 가졌다. 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서였다.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인조아이스링크에서 아이스슬레지하키 시범경기와 휠체어컬링 체험행사도 열어 큰 관심을 끌었다.
조직위는 이와 함께 겨울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국제대회와 행사를 개최하고, 선수저변을 넓히기 위해 스포츠 장비 보급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장애인 등록 선수는 286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