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안돼… 정부-시민단체 기념식 따로 열릴듯 광주시립합창단도 3년째 불참 결정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반쪽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 제창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기념식으로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제3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통령과 국무총리, 유족과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총리가 공석이어서 정부 최고위 인사는 총리권한대행인 부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5·18민주화운동 유가족, 부상자와 5·18 관련 단체는 같은 시간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평화광장에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진행하는 개별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반면 무소속 천정배 국회의원은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사회단체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지역의 염원인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과 제창에 힘을 보태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기념식에 간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는 아예 정부 기념식 불참을 선언했다. 광주시의회는 12일 의원간담회를 갖고 정부 기념식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에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평화광장에서 열리는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주최하는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전원 불참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대구시의회에서 6, 7명의 의원이 공식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을 감안해 의원 2명만 공식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광주시립합창단도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을 외면하고 제창을 불허하는 것에 반발해 정부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시립합창단 불참은 2013,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시민 참여는 늘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남구 주민 518명은 17일 5·18 민중항쟁 35주년 기념식 전야제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전야제 무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과 ‘아침이슬’ ‘아리랑’ 등 노래 3곡을 연주하게 된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5·18 전야제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예정이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더 많은 시민이 5·18 기념행사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