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 인근 우정국로에서 진행된 연등 전시회.
연등은 ‘대보적경’ ‘대반야바라밀다경’ 등 주요 불교 경전에 중요한 공양물로 나와 있다. 또 5세기 초 중국 법현 스님(339∼414)이 저술한 인도 구법여행기 ‘법현전’에도 연등회가 의례로 정착된 불교의식임이 잘 나타나 있다.
연등회에 대한 국내 첫 기록은 1300년 전 통일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경문왕 6년인 866년 음력 1월 15일에 왕이 황룡사로 행차해 연등을 구경했다고 적혀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주관의 연등회는 중지됐으나 민간에서는 민속행사로 남아 전승됐다. 연등회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6·25전쟁을 거치면서도 맥을 이어오다 1955년 서울 조계사 부근에서 제등 행렬을 한 것이 현대 연등행사의 시작이 됐다. 연등 행렬은 동국대→흥인지문 일대→조계사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에 맞춰 흥인지문 일대를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향한다.
조계종은 2009년부터 연등회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해왔지만 전통 재현 및 고증 부족을 이유로 지정이 부결되거나 보류되다가 2012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22호로 지정됐다.
당시 문화재청은 연등회에 대해 화석화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그 본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