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엠마 술코위츠 페이스북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미국 뉴욕의 사립 명문 컬럼비아대학 여학생이 졸업식장에 자신의 침대 매트리스를 들고 참석하기로 해 화제다. 해당 여학생은 학교 당국이 자신을 성폭행한 남학생에게 적절한 처분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행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 학교 졸업반인 엠마 술코위츠(Emma Sulkowich)의 ‘매트리스 항의 시위’ 계획을 전했다.
술코위츠의 이른바 ‘매트리트 퍼포먼스’는 지난 9월 시작됐다. 술코위츠는 2학년 때인 2012년 8월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 한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처음엔 수치심 탓에 숨기고 있었으나 같은 남학생에게 당한 여학생이 2명 더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셋이 함께 작년 5월 14일 남학생을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남학생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학교를 계속 다녔다. 이에 술코위츠는 학교 측에 남학생을 처분해 달라고 요구했다.
슐코위츠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남학생의 퇴학 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둘이 같은 캠퍼스를 계속 다니게 되거나, 둘이 함께 졸업하게 된다면 그 때까지 매트리스 퍼포먼스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졸업을 며칠 앞둔 이날까지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졸업식장에서까지 매트리스 퍼포먼스를 하기로 한 것.
해당 남학생은 술코위츠를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최근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 당국이 술코위츠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방치했다는 게 이유다.
그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술코위츠가 졸업식에서 매트리스 퍼포먼스를 못 하도록 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다. 두 사람은 오는 20일 함께 이 학교를 졸업할 예정이다.
학교 대변인은 소송은 물론 졸업식장에서 술코위츠의 매트리스 퍼포먼스를 허용할 지 여부에 대해 12일까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