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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청 정구팀, 2인자 설움 씻고 정상 복귀

입력 | 2015-05-14 16:17:00


NH농협은행은 올해로 93회째를 맞은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서 지난해까지 6연패를 달성했다. NH농협은행이 6년 동안 왕조를 세운 동안 안성시청은 3차례 준우승하며 2인자의 비운을 겪었다.

‘용장’으로 유명한 지헌수 안성시청 감독은 올해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겨울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연초와 설 명절에도 안성시청 선수들은 휴가 없이 코트를 뛰어다녔다. 일요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라켓을 휘둘렀다.

독하게 선수들을 가르쳤던 지헌수 감독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 졌다. 14일 경북 문경정구장에서 열린 동아일보기 여자 일반부 결승에서 안성시청이 옥천군청을 3-0으로 꺾고 정상에 등극했을 때였다. 안성시청은 NH농협은행의 우승 행진이 시작되기 직전인 2008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챔피언 깃발을 휘둘렀다. 경기 내내 큰소리로 작전을 지시했던 지헌수 감독은 “힘들었을 텐데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울먹였다.

승리의 주역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김보미였다. 김보미는 이날 경기 도중 공을 쫓아가다 중심을 잃고 쓰러져 양쪽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윤수정과 함께 기선 제압이 걸린 첫 번째 복식을 따냈다. 무릎 어깨 허리 발목 등 안 아픈 데가 없다는 김보미는 “내일이 스승의 날인데 고생하신 감독님에게 큰 선물 드린 것 같다. 선물로 준비한 등산복은 필요 없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김보미는 또 “멀리 응원을 오신 이계왕 안성시 정구협회장님과 평소 지원을 많이 해 주신 김병준 안성시청 산업경제국장님에게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준결승에서 최강 NH농협은행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던 옥천군청은 안성시청의 투지에 상승세가 꺾였다.

남자 일반부 결승에서 이천시청은 3연패를 노리던 문경시청을 접전 끝에 3-2로 이기고 2006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우승했다. 이천시청 이요한은 단식에서 0-3으로 뒤지다 역전승을 거둔 뒤 복식에서도 이연과 짝을 이뤄 승리하며 혼자 2승을 책임졌다. 이명구 이천시청 감독은 “요한이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을 텐데 잘 해줬다. 선수 모두를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문경=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