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매각공고… 7월 새 주인 결정
유력 인수 후보로는 시멘트업체 한일시멘트와 라파즈한라, 시멘트를 주재료로 레미콘을 만드는 삼표그룹과 유진그룹이 꼽힌다. 최근 한일시멘트는 삼일PwC, 라파즈한라는 바클레이스, 삼표는 KDB산업은행 인수합병부, 유진은 크레디트스위스를 각각 인수자문사로 선정했다.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를 인수했고 업계 1위 쌍용양회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는 한앤컴퍼니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매각에선 팽팽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주간사회사가 두 건의 입찰을 동시에 진행해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의 지분을 따로 매각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짜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동양 지분만 인수하면 경영권은 갖게 되지만 정관 변경이나 합병, 감자 등 특별 결의를 통과하기 위한 지분 67%에는 못 미친다. 동양인터내셔널 지분만 인수하게 되면 2대 주주에 그친다. 그렇다고 매물로 나온 74.05%를 다 인수하자니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때문에 매각주간사회사는 동양인터내셔널 지분 입찰에서 약 12%만 따로 떼어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레미콘회사로서는 시멘트회사를 인수하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원료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삼표는 시멘트와 강도는 비슷하면서도 값은 싼 슬래그 시멘트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삼표는 그간 슬래그는 사돈기업인 현대제철로부터 받아온 반면 시멘트는 시장에서 조달했다.
시멘트업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건설경기 악화 및 단가 인하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97년 6175만2000t에 달하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70만7000t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다행히 주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2012년 t당 96달러에서 지난해 81달러로 하락하면서 업계 실적이 개선됐다. 국내 시멘트 가격은 t당 7만5000원으로, 미국 일본 대만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8만∼16만 원대)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제적으로 가격이 평준화된다면 이익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특히 해외 업체들은 통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