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뢰한’의 전도연-‘마돈나’의 서영희(아래). 사진제공|사나이픽쳐스·준필름
오승욱 감독 15년 만의 복귀작
한준희 감독 데뷔작 초청 눈길
‘마돈나’ 서영희, 2번째 칸 도전
칸 국제영화제가 찾아낸 한국배우와 감독, 그들에겐 어떤 재능과 가능성 그리고 폭발력이 있을까. 14일(한국시간) 프랑스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한 제68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는 4편의 한국영화와 이에 참여한 8명의 배우, 그 작품을 완성한 4명의 감독의 면면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다.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받은 ‘무뢰한’(사진)과 ‘마돈나’, 비공식부문인 비평가주간의 ‘차이나타운’과 미드나잇스크리닝에서 소개되는 ‘오피스’는 저마다 다른 장르와 이야기로 한국영화의 가능성과 실력을 드러낸다. 칸 국제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한국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나라”라며 “작가영화와 상업영화까지 다양하고 새로운 영화가 활발하게 나온다”고 평가했다.
● ‘무뢰한’ 오승욱 감독…15년 만의 연출 복귀
한국영화 가운데 첫 일정은 16일 오전 6시 드뷔시 극장에서 진행되는 ‘무뢰한’의 공식 상영이다. 전도연, 김남길과 함께 칸을 찾는 오승욱 감독은 15년 만에 연출한 영화로 칸 진출의 성과를 얻었다.
‘무뢰한’은 2000년 ‘킬리만자로’ 이후 오 감독이 다시 연출 현장으로 돌아와 내놓은 영화. 국내 관객에게는 다소 낯선 하드보일드 멜로를 표방하며 “거칠고 투박한 세상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는 전혀 없는 수많은 캐릭터를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 ‘신인 도약’…김고은부터 한준희 감독까지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영화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신인의 도약’이 적합하다. 배우 김고은과 고경표, 고아성, 권소현을 비롯해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까지 신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경력은 짧지만 저마다 뚝심과 강단으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온 이들은 칸에서도 한국영화의 성장 가능성을 알리는 주축이 될 예정이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설국열차’로 해외 영화계에서 인지도를 쌓은 고아성과 현재 국내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김고은의 첫 해외 행보에 쏠리는 관심도 뜨겁다. 한준희 감독은 데뷔작으로 칸으로 직행한 행운아다. “해외 관객이 영화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궁금하다”는 그는 “모든 배우가 기능적으로 쓰이길 바랐던 의도가 해외에서도 통할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희는 칸 국제영화제와 꽤 인연이 깊은 배우다. 2010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았던 그는 5년 만에 다시 칸으로 향한다. 과감한 연기 활동 덕분에 얻은 기회다. 서영희는 화려한 활동 대신 자신만의 색깔을 차근차근 쌓아 왔다. 독립·저예산영화부터 상업영화를 넘나드는 보기 드문 여배우다. 그를 다시 칸으
로 이끈 ‘마돈나’는 의식불명에 빠진 한 여인의 과거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순환선’으로 2012년 칸 국제영화제 카날플러스상을 수상한 신수원 감독과 손잡은 서영희가 현지에서 어떤 평가를 이끌어 낼지 시선이 쏠린다.
칸(프랑스) 이해리 기자|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