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측근 “成과 함께 돈 나눠담아”… 檢 ‘3000만원 혐의’ 이완구 소환조사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여야 유력 정치인 3명에게 건넨다며 현금 6억 원을 1억∼3억 원씩 3개의 가방에 나눠 담았다는 성 회장 측 인사의 증언이 나왔다. 이 중 여당 정치인 2명은 성 회장이 남긴 ‘메모 리스트’에 적힌 8명에 포함돼 있으며 야당 인사 1명은 명단에 없는 새로운 인물이다.
성 회장의 해외 사업 파트너였던 A 씨는 13, 1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2012년 10월 성 회장과 함께 현금 뭉치를 나눠 돈 가방을 만든 얘기를 털어놨다. A 씨는 “성 회장이 2012년 10월 중순 토요일 오후 9시경 서울 여의도 I빌딩 3층 사무실로 검은색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혼자 찾아왔다”며 “캐리어 안에는 3개 시중은행 띠지로 묶여 있는 5만 원권이 가득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성 회장의 부탁으로 함께 돈뭉치의 띠지를 뜯어낸 뒤 100장씩(500만 원) 흰 편지봉투에 넣고 서류가방 3개에 1억, 2억, 3억 원씩 나눠 담았다”고 밝혔다. 여의도 사무실은 성 회장의 지시로 A 씨가 1년간 임차한 곳이다.
A 씨는 당시 성 회장이 이 돈 가방들을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직접 목격하지 않았지만 그때를 전후해 성 회장이 했던 발언 내용으로 미뤄 볼 때 새누리당 인사 2명과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 등 3명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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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사퇴 17일만에 피의자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서초구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이 있는 서울고등검찰청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총리직 사퇴 17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조건희 becom@donga.com·조동주·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