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출신의 수녀 2명이 가톨릭 성인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성식을 거행한 4명의 수녀 중에는 팔레스타인 출신 마리 알폰신 가타스(1843~1927년)과 마리암 바와르디(1846~1878년)가 포함됐다. 두 수녀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박해가 극심했던 19세기 팔레스타인 일대에서 포교 활동을 했다. 팔레스타인인이 성인이 된 것은 초기 기독교시대 이후 처음이다.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가타스 수녀는 성모 마리아를 여러 차례 목도한 뒤 로사리오 수녀회를 공동창립하고 자매회 산하 수녀원에서 다양한 여학교를 세워 여성문맹 퇴치에 힘썼다. 로사리오 수녀회는 지금도 중동 전역에서 십여 개 지부를 거느리고 있다. 북이스라엘 갈리지 지역 태생의 바와르디 수녀는 예수의 성흔을 보이는 기적을 보이고 예수와 같은 나이에 요절하는 신비한 삶을 살았는데 죽기 전 베들레헴에 카르멜회 수도원을 세웠다
이날 시성식에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2000여명의 팔레스타인 신자가 참석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을 방문한 압바스 수반을 ‘평화의 천사’라고 부르며 환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수녀들의 유품을 선물한 압바스 수반은 이날 두 수녀가 오늘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면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깃들기 바라며, 평화는 종교를 초월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