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당 간부 탈북]
“黨-수령에 충정 다하라” 분위기 띄우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제2차 전국청년미풍선구자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의 열정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당과 수령에 대한 충정, 조국과 인민을 위한 복무정신 등에서 모범을 보인 청년 18명을 만나 격려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국책연구소 관계자가 17일 전한 최근 북한 권력 내부의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공포정치에 대한 권력 엘리트들의 두려움이 상당히 크다고 한다. 업무에 대한 최소한의 의사 표현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숙청되거나 처형당하지 않으려고 자리를 떠나서 지내고 싶어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성과를 내려면 의사를 표시해 문제점을 개선해야 하지만, 그럴 수 없으니 성과도 나빠지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이래저래 파리 목숨이 되다 보니 북한 간부들 사이에 내부적 동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노동당 간부에 대한 처벌은 광범위한 상태다. 정부는 김정은의 2012년 집권 이후 처형된 것으로 파악한 간부 70여 명 중 60여 명이 당 간부라고 보고 있다. 김정은이 권력을 안착시키기 위한 치적을 강조하면서 노동당, 군부, 내각에 무리한 목표를 강요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지시 불이행으로 숙청 또는 처형이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당은 다른 모든 기관을 지도하는 지배기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파장도 더 크다.
○ 원로파와 소장파 모두 두려워하는 물갈이 공포
김정은 측근을 통제하는 권력 핵심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권력투쟁 끝에 2013년 12월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시키는 데 성공한 이후 당내 장성택 세력을 줄줄이 숙청하는 후속작업이 지속됐다. 이처럼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권력 요직을 차지해 전면에 나서는 노동당 권력의 재편 과정에서 ‘간부 누구나 숙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정일 시대의 권부 핵심이었던 원로파 엘리트들은 ‘김정은 사람 심기’에 따라 자신들은 언젠가 밀려날 것이라는 공포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김정은 사람’으로 중용됐지만 권력 분점보다는 실무 목표 달성과 공포와 힘에 의한 충성을 강요받는 소장파 엘리트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