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부유층이 모여 사는 한국의 대표적 부촌(富村)이 어디일까 궁금하다면 TV 드라마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청담동 스캔들’ ‘압구정 백야’ 같은 드라마들은 아예 제목에 동네 이름을 언급했다.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선 “성북동입니다” “한남동 사모님 전화입니다” 같은 대사가 등장인물의 신분을 드러낸다. 성북동 한남동은 대기업 회장들의 단독주택이 자리 잡은 전통적인 부촌으로 여전히 이름이 높다.
▷1990년대 들어 서울 강남의 대형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가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본보가 서울의 동별 아파트의 전용면적 m²당 평균가격을 조사한 결과 ‘부촌 지도’ 최상위권에 변화가 생겼다. 2005년 1, 2위였던 개포동과 대치동이 10년 만에 압구정동(1385만 원)과 반포동(1339만 원)에 밀려나 각각 3, 5위로 내려앉았다. 부촌 순위가 4계단 상승한 반포동의 경우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같은 대단지가 작은 신도시를 이루며 평균가격을 끌어올렸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