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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전업주부 된다면? 男 48% “찬성” 女 67% “반대”

입력 | 2015-05-19 03:00:00

[2020 행복원정대/엄마에게 날개를]
‘집안일은 여성몫’ 인식 영향… 여성이 더 거부감




일하는 엄마, 집안일 하는 아빠. 이런 역할 분담이 일반적인 가모장(家母長)제 사회로 가는 걸까. 여성 가장을 뜻하는 여성 가구주가 늘고 있다. 여성 가구주란 남편 대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여성, 남편과 사별 또는 이혼했거나 미혼으로 가장 역할을 하는 경우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가구주는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약 531만3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실직한 남편 대신 식구를 먹여 살리는 가구주(배우자가 있는 여성 가구주)도 132만3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초식남’과 ‘알파걸’이라는 유행어가 말해주듯 선진국에선 가모장제로의 이행이 한국보다 빠른 편이다. 알파걸들이 커서 ‘알파주부’가 되는 것이다. 미국은 2009년, 영국은 2010년부터 전체 일자리의 절반을 여성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미국 저널리스트 해나 로진은 저서 ‘남자의 종말’에서 체력이 아닌 사회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 등이 요구되는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남자를 제치고 있으며 집에서 살림하는 ‘전업남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에선 전업남편에 대해 여성들의 거부감이 강하다는 사실. 결혼정보업체인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선우의 남녀 회원 4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편이 전업주부 역할을 하는 데 대해 남성은 ‘찬성한다’가 48.3%로 ‘반대한다’(29.2%)보다 훨씬 많았다. 이에 비해 여성의 경우 반대 의견(67.0%)이 월등히 많았다. 이는 남편이 일을 그만둬도 집안일은 여자가 다 하게 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남옥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장은 “여성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 아내가 가장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황현호 한국부부코칭센터소장도 “바깥일은 남자, 집안일은 여자라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잠재적인 전업남편들에게 “직업이 있을 때의 직함을 나와 동일시하면 실직 후의 생활에 적응하기가 더욱 힘들다”고 조언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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