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유린타운’ 주역 맡은 가수 출신 아이비 ‘털털 토크’
뮤지컬 ‘유린타운’의 호프 클로드웰 역을 맡은 아이비. 그는 “가수 시절에는 일명 ‘공기 반, 소리 반’ 발성법을 썼는데 뮤지컬 배우가 된 뒤 소리 100%의 발성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목소리에 힘이 생겼고 가사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아이비의 설명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이비는 마을 내 화장실 운영을 독점한 아버지 회사에 반기를 드는 딸 호프를 연기한다. 신시컴퍼니 제공
“원래 저란 사람 자체가 밝아요. 슬프고 힘든 걸 못 견디죠. 고스트 출연할 때 늘 슬픈 감정에 빠져 지내다 보니 몸에서 진이 너무 빠지는 것 같았어요. 공연 끝나고 집에 오면 힘이 들어서 야식을 먹었죠. 하하. 그 바람에 당시 5kg이나 쪘어요. 다시 밝은 작품으로 돌아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유린타운은 10년 만에 재공연되다 보니 대중에겐 초연작과 다름없는 낯선 작품. 아이비는 “유린타운은 어리숙한 남자가 셰익스피어의 고급스러운 대사를 하는 등 ‘오글거림’이 매력”이라며 “대사 하나하나에 유머코드가 숨겨져 있어 배우들도 웃음을 참으며 연기하느라 힘들 정도”라고 소개했다.
“제가 맡은 호프는 되게 웃긴 애예요. 예쁘고 한없이 순수한데 철딱서니도 좀 없고…. 의외로 2막에선 호프가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이니 저를 주목하면서 봐주세요. 하하.”
그는 최근 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호프랑 아이비랑 많이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듣고 있다. “제가 연예인이지만, 예쁜 척하는 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망가지고 웃기는 걸 좋아해서 대학 때 친구들이 가수 말고 개그맨 하라고 할 정도였어요. 근데 어쩌다 보니 섹시가수로 노선을 타 데뷔하게 됐죠. 사실 제 삶은 섹시보단 개그 그 자체예요. 호프 역이 그래서 제겐 딱 맞는 옷 같아요.”
지난달 그는 MBC ‘복면가왕’에 ‘앙칼진 백고양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출연해 박정현의 ‘나의 하루’를 부르며 가창력을 뽐냈다. 다시 가수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그는 “기회가 되면 가수로도 무대에 서고 싶지만 아직까진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져 있어서 한동안 뮤지컬 무대에 계속 설 것 같다”며 웃었다.
“뮤지컬 배우로서 욕심이 많아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는데 뮤지컬 아이다의 암네리스 역이죠. 일단, 유린타운의 호프 역부터 제대로 연기하고 도전할게요.”
8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4만∼10만 원.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