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친노(친노무현) 강경파와 문재인 의원은 자기들끼리만 결집할 수 있으면 뭐가 되도 된다는 우물 안 개구리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했다. 안 대표의 참모들 사이에선 ‘안철수 책임론’을 제기했던 친노 진영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 안 의원이 ‘초계파 혁신기구’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문 대표의 요청을 어제 거부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안 의원이 문 대표의 요청을 받은 19일 곧바로 거부 사실을 발표하지 못한 것은 혁신위원장이 인선될 때까지 발표를 유보해 달라는 문 대표의 요청 때문이었다니 그나마 문 대표의 체면을 배려한 셈이다.
▷안 의원이 위원장직을 수용했다면 지난 대선에 이어 문재인-안철수 2차 연대가 성사될 수 있었을 것이다. 문 대표는 안철수의 혁신기구를 내세워 비노들의 사퇴 공세를 돌파하고 안 대표는 지난해 공동대표 시절에 이어 당내 영향력 확보를 위한 또 한 번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문 대표와 함께 당을 살리는 역할을 함으로써 취약한 당내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고 한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