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방북 허가 하루만에 취소
潘 “설명도 없이 철회, 대단히 유감”… 공포통치속 외교사안 뒤집기 반복
북한이 외교의 정도를 벗어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 전승기념절 행사를 코앞에 두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참석을 취소한 데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도 하루 만에 무산시켰다.
반 총장은 20일 서울디지털포럼 연설에서 “오늘 새벽 북측이 외교 경로를 통해 저의 개성공단 방북 허가 결정을 철회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북측은 갑작스러운 철회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주유엔 북한 대표부는 20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유엔 사무총장실에 철회를 통보했고 이는 곧 한국에 있는 반 총장에게 전해졌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반 총장 측은 지난달 하순부터 북한과 방북을 구두로 협의해 긍정 답변을 들은 뒤 지난주 정식 신청서를 제출했다. 19일 오전 북한으로부터 방문 확답을 받고 세계교육포럼 기자회견장에서 이를 공개했다. 그런데도 정상급 외교 행사를 이유 없이 무산시킨 것은 국제관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북한의 반 총장 방북 거부는 남북 관계를 당분간 대결 국면으로 끌고 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20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기준으로 우리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시험발사를 도발로 몰아붙이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