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사드논란]
2020년대 구축 예정 KAMD… 요격고도 낮고 사거리도 짧아
주변국과 MD체계 불균형 우려
다단계 MD망은 적국의 탄도미사일이 지상에 떨어질 때까지 다양한 고도에서 요격하는 게 핵심이다. 최소 두 번 이상의 요격 기회를 확보해 핵미사일 공격을 저지한다는 개념.
사드 배치를 가장 반대하는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와 최신예 S-400 요격미사일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이 미사일이 실전 배치되면 중국은 낙하 단계의 상, 하층 탄도탄 요격능력을 갖추게 된다. S-400은 최대 사거리가 400km이고, 중거리 탄도탄까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일본의 경우 육상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해상의 이지스함 발사용 SM-3 미사일로 다단계 MD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들어 미국과 ‘MD 일체화’를 추진한 결과다. 미국은 미 본토로 향하는 적국의 탄도탄을 모든 비행단계에서 3, 4차례 요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땅과 바다에 배치해 운용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탄도탄 요격 능력이 없는 패트리엇(PAC-2) 미사일뿐이어서 북핵 방어막이 전무한 상태다. 군 당국이 17조 원을 들여 2020년대 초중반까지 구축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도 최종 낙하 단계 위주의 미사일 방어망이어서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요격 고도가 낮고, 사거리도 짧은 KAMD로는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을 제대로 요격할 수 없다는 비판이 많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주한미군 보호를 위해 사드 배치를 누차 강조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KAMD의 한계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중국도 다단계 MD망을 구축하는데 한국이 오히려 중국 눈치를 보면서 사드 문제를 미적거리는 것은 ‘굴욕 외교’로 비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고위 소식통은 “미 정부는 이미 사드의 한국 배치를 결정했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이 그 타이밍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사드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한미 양국의 북핵 공동 대응 의지를 부각시켜 사드 배치의 정치 외교적 파장을 상쇄하는 게 미국의 ‘사드 전략’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