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협회장 3인 인터뷰
유리 드 리더 유럽전기차협회장, 선우명호 세계전기차협회장, 샹탈 기몽 캐나다전기차협회장(왼쪽부터)은 4일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전기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EVS28 제공
유리 드 리더 유럽전기자동차협회(AVERE) 회장은 “아웃랜더를 산 사람들은 PHEV를 타는데 전기차 모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가솔린만 채워 일반 자동차처럼 쓰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사람들이 친환경차에 합당한 가치를 지불하지 않고 사다 보니 마치 내연기관차를 싸게 산 것처럼 인식하면서 친환경차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무작정 보조금만 높게 지급하면 제조사들이 보조금을 주는 만큼만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을 키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일 동아일보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에서 리더 AVERE 회장과 선우명호 세계전기자동차협회(WEVA) 회장(한양대 교수), 샹탈 기몽 캐나다전기차협회(EMC) 회장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밖에 노르웨이는 전기차에 버스전용차선 이용, 페리 이용과 주차 및 완속 충전, 톨게이트 비용 무료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선우 회장은 “노르웨이는 북해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는 수출하고, 자국 내 사용하는 전기의 대부분은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한다”며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까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진정한 친환경차 국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카 셰어링을 통해 전기차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 기몽 회장은 “약 2주 전 퀘벡 주 몬트리올 시가 전기차를 이용한 카 셰어링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전기차 1000대에 대한 국제입찰 공고를 냈다”며 “이는 전기차가 자동차 사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카 셰어링을 이용하는 경우 평균 주행거리는 렌터카보다 짧다. 그러나 카 셰어링을 이용할 때도 유류비는 지불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전기차를 카 셰어링에 활용하면 배터리를 한 번만 충전하는 것으로 충분히 달릴 수 있으면서도 공공충전기를 사용하면 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세 명의 회장들은 테슬라의 혁신에 주목했다. 테슬라는 ‘모델 S’ 단일 모델로 올해 1분기(1∼3월) 약 1만 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기몽 회장은 “테슬라 고객은 ‘얼리어답터’이자 구매력이 있는 사람”이라며 “모델 S의 가격(7만∼10만 달러대)은 소비자층을 감안하면 수용 가능하면서도 운전의 즐거움, 배터리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해 시장의 새로운 욕구를 창조해냈다”고 설명했다. 리더 회장은 “테슬라의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는 최대 400km”라며 “테슬라를 경험한 이들은 고작 100km 달리는 전기차를 더이상 원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우 회장은 “테슬라는 공조와 라디오 작동, 차량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겼을 때 디버깅(오류 수정 작업)까지 모두 17인치 모니터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기술 혁신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은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대세였다. 선우 회장은 “2020년 세계 전기차 등록대수는 1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2030년엔 신차 시장의 15∼20%를 전기차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더 회장은 “전기차가 향후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차와 결합되면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라며 “향후 전기차의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역할까지 하게 돼 에너지 수급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