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소형화 핵기술 완비 주장… 대북 억지력 균형에 ‘비상등’ 김정은, 핵전쟁 도박 않겠지만… 국내용으로 써먹던 공포정치 한반도-세계 향해 펼치는 듯 급증하는 北의 비대칭 위협… 전략적 불안정시대 오고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김정은 정권은 소형화 핵기술을 완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성공에 임박했다는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 뒤이은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과시해온 2012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과 요란스러운 해상 육지에서의 이동식 발사 노력들이 더욱 불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근 10여 년간 북한이 개발해온 이 기술은 한반도 대북 억지력의 균형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상당 기간 주변국들은 북한 ‘김씨 왕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단순히 생존이라고 가정해 왔다. 김정은이 내부 정적들을 제거하고 궁극적으로 북한 내에서의 자신의 권력 공고화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정은은 국내용으로 써먹고 있는 ‘공포의 균형(공포나 두려움을 통해 상대방의 행위를 제어하는 것)’을 한반도 전체 그리고 그 외부로까지 대신 확장시키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김정은의 계산이 무엇이건 간에 결과는 전략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식 장거리 핵미사일의 배치는 한미동맹을 교란하고 결정적인 안보 불안의 순간에 서울과 워싱턴 사이에 갈등을 조장해 북핵 문제에 조화롭게 대처할 수 없다는 인식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불안감은 의심할 여지없이 김정은 정권의 반인권적 통치와 비타협적 외교에 대한 압력을 희석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김정은의 주요 목적은 물질적인 파괴보다 심리적인 지배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파괴적인 핵무기 제조 및 발사 기술을 확산시키는 것만으로도 대규모 붕괴를 촉진할 수 있다. 김정은은 그가 이길 수 있고, 한반도를 점령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미국의 힘을 약하게 해서 핵무기를 가지지 않은 한국을 내려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
김정은이 성취하려고 하는 것은 한미동맹이 완성하려는 비핵화와 억지, 방어 등의 개념과 반대의 것들을 상징한다.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아무런 신호가 없는데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결의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대북 억지 정책은 이동식 장거리 핵미사일이라는 새로운 위협이 아닌 낡은 체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쏴 올린다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도 확실한 방패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슬프지만 기존의 규칙에 구애받지 않는 공격자는 먼저 움직이는 자로서 이점이 있다.
북한은 헌법에 명시한 것처럼 우리가 자신들을 영구적인 핵 국가로 인정하고 동등한 강대국으로 대해 주길 바랄 것이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 가운데 이것만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전략적인 불안정의 시대는 정말 오고 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