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살작전때 획득한 문건 등 409건 비밀해제
미 국가정보국(ODNI)은 2011년 5월 미군 특수부대를 동원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은신처에서 빈라덴을 사살한 뒤 현장에서 입수한 문건 103건을 포함한 총 409건의 자료를 이날 공개했다. 빈라덴이 가족이나 알카에다 지도자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빈라덴이 읽은 서적은 물론이고 미 정부 자료까지 망라하고 있다.
○ 책벌레 빈라덴
지난 5세기 동안 열강의 경제·군사력 성쇠를 다룬 역사학자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전략을 비판한 ‘오바마의 전쟁’도 있다.
이 밖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알카에다와 9·11테러를 공모했을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한 데이비드 그리핀의 ‘새로운 진주만’도 있었다.
ODNI는 은신처에서 누드 사진 등 다량의 포르노그래피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ODNI 측은 “포르노그래피는 일반에 공개할 내용이 아닌 만큼 비밀 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영국 가디언 측이 밝혔다.
○ 추가 테러 골몰하며 가족 사랑
알카에다 리더답게 은신처에서는 ‘알카에다 입단 지원서’로 보이는 문서도 다량 발견됐다.
빈라덴은 대량 살상을 목표로 테러에 골몰하면서도 가족에 대해서는 넘치는 애정을 과시했다. 4명의 부인과 20명의 자녀를 뒀던 그는 자주 가족들과 편지를 교환했는데 여기서 맹목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아빠로 묘사되고 있으며 한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선 사랑에 빠진 청년의 모습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