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부총리 23일 日 재무상과 회담… 양국 통상장관도 TPP-FTA 협의 30일 국방회담선 새 방위지침 논의
한국과 일본의 경제와 안보 수장들이 잇달아 회담을 갖는다. 독도와 과거사 갈등으로 꽉 막힌 한일 관계가 경제·안보 협력을 매개로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6차 한일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출국했다”고 밝혔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12년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 출범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급랭하면서 중단된 지 2년 6개월 만에 열리게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이상 고위 각료의 일본 방문은 처음이다.
최 부총리는 23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을 만나 거시경제와 예산, 조세, 국제금융 등 주요 경제정책 현안과 국제공조 강화 방안을 협의한다. 22일에는 세계적인 탄소섬유 관련 기업인 도레이사의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도 4년 만에 열린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만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 측에서 자국의 안보법제 개정안을 설명하고 싶다며 회담을 제의해 내부 검토를 거쳐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군과 자위대 간 물자 융통을 보장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과 2012년 추진하다 무산된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문제를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한국 측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철회와 과거사 문제의 진전 없이는 양국 간 국방협력 확대가 힘들다는 방침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측은 미일 새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이 한국의 안보와 국익에 미칠 영향을 일본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한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한국의 동의나 요청 없이 일본의 군사력이 한국 영역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을 거듭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측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사출시험 등 고조되는 북핵 위협과 대남 국지도발 위협 등에 대한 공조방안도 논의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세종=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