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위클리 매치] 방송사 PD들 “드라마 ‘프로듀사’ 80%는 실제 이야기”

입력 | 2015-05-26 07:05:00

‘프로듀사’에서 예능국 신입PD와 톱가수 관계로 오묘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김수현과 아이유(위부터). 사진제공|KBS


■ 드라마‘프로듀사’와 실제 ‘프로듀서’는…

서수민 PD ‘1박2일’ ‘개콘’ 등 연출 경험
실제 경험담·이야기 고스란히 녹아 있어
윤여정 하차 통보·소속사 대표 난동 ‘과장’
“주인공 PD 출퇴근 장면 가장 비현실적”


“비봉은 잣죽이 맛있잖아.”

‘1박2일’이 폐지될 위기의 심각한 분위기 속 예능국장과 책임프로듀서(CP)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쫑파티’ 장소를 의논한다. KBS 2TV 금토드라마 ‘프로듀사’가 이처럼 ‘고스펙’ 전문직 PD들의 민낯을 코믹하게 그려내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하는 ‘프로듀사’는 태생적으로 남의 프로그램에는 별 관심이 없는 PD들도 챙겨보는 드라마로 ‘리얼리티’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라는 특성상 과장되고 미화되는 부분도 있을 수밖에 없다. ‘프로듀사’와 실제 ‘프로듀서’는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를까.

● ‘썸’타는 PD와 스타? “실제로도 존재해”

‘프로듀사’가 15일 첫 방송된 후 다수의 지상파 방송사 PD들은 “80% 가량은 실제 이야기”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드라마를 기획한 서수민 PD는 ‘1박2일’ ‘개그콘서트’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했고, 박지은 작가 역시 예능프로그램 출신으로 이들의 실제 경험담과 주변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평가다.

특히 극중 ‘1박2일’ PD인 차태현이 미쓰에이 수지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 JYP엔터테인먼트를 찾아가 박진영을 만나는 장면이나, “섭외를 위해 아직도 무릎을 안 꿇었냐?”는 CP 박혁권의 말은 새삼 달라진 PD들의 위상을 드러낸다. ‘뮤직뱅크’를 연출하는 공효진이 톱가수 아이유에게 쩔쩔매는 에피소드를 본 한 예능국 PD는 “PD들이 ‘갑질’만 한다는 말은 옛말이다”면서 “톱스타 기획사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어 영원한 갑도, 을도 없다”고 말했다.

주인공들처럼 ‘썸’을 타는 PD와 PD, 스타와 PD도 확률적으로 낮지만 전혀 없는 얘기는 아니다. 실제 KBS 예능국에는 원승연-전온누리, 박인석-신수정 PD가 예능국 선후배 관계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개그맨 신동엽과 MBC 예능국 선혜윤 PD는 ‘일밤’이 사랑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 잘 생기고 옷 잘 입는 PD? “야근이 일상이다”

극적인 재미를 위해 일부 과장되는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윤여정이 ‘1박2일’ 쫑파티에서 하차 통보를 받는 장면은 실제로는 “상도덕에서 벗어나는” 경우다. ‘1박2일’에 합류한 아이유가 촬영 중 낙오했다는 소식을 듣고 촬영장에서 난동을 피우는 소속사 대표 나영희의 모습은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건’이다.

차태현과 공효진처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출석 통보를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 PD들은 “그보다는 여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청자 게시판이 더 무섭다”며 입을 모았다.

김수현처럼 잘 생긴 신입PD와 스타일리시한 여성PD도 ‘눈 씻고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 현직 PD들의 부러움 섞인 시청후기. KBS의 한 예능국 CP는 “김수현 만큼은 아니지만 입사할 때는 번듯한 외모를 자랑했던 PD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1년만 지나도 ‘현실적인 외모’로 돌아온다”며 웃었다.

실제 PD들이 가장 비현실적으로 꼽았던 부분은 주인공들의 출퇴근 장면. 특히 ‘일시적 동거’ 중인 차태현과 공효진이 출근 전 아침으로 잼을 바른 빵과 우유를 먹는 장면에 대해 PD들은 “연출을 맡는 프로그램이 있을 때 밤샘 작업은 기본이다”면서 “집에서 편히 잠을 자고 말끔한 얼굴로 출근을 한다는 게 부러울 뿐이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