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제공
2일 막내 구단 kt가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 박세웅(20)이 포함된 4 대 5 트레이드를 했을 때 비난의 화살은 온통 kt를 향했다. kt는 박세웅과 이성민 조현우 안중열을 롯데에 보내고, 최대성 장성우 윤여운 이창진 하준호를 데려왔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미래의 에이스’ 박세웅과 ‘주전급 포수’ 장성우(25·사진)의 맞교환이었다.
그로부터 20여 일이 지난 현재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쪽은 ‘당연히’ 현재를 택한 kt다. 장성우는 롯데 시절 강민호의 그늘에 가려 있었을 뿐 이미 주전급 실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었다. 장성우의 이적 전 kt의 성적은 3승 24패(승률 0.111)였다. 하지만 그가 포수 마스크를 쓴 3일 이후 25일까지는 6승 13패(승률 0.316)를 기록했다. 장성우는 7일 한화전에서 결승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4타점을 올렸고, 24일 한화전에서도 5회 결승타 등 5타수 4안타 2타점 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적 후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5차례나 치며 팀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리드로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 이에 비해 박세웅은 4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1패에 평균자책점 12.54를 기록한 뒤 2군에 내려가 있다.
현재 kt에는 ‘박세웅 급’의 투수가 적지 않다. 2014년도 우선 지명 선수인 심재민과 유희운이 있고, 2015년도에 우선 지명한 주권과 홍성무도 있다. 2014년 1차로 지명한 박세웅이 가능성이 많은 투수이긴 해도 그를 대체할 자원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박세웅이 류현진(LA 다저스)이나 김광현(SK)처럼 특급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근 몇 년간 전체 1순위(또는 우선 지명)로 프로에 입문한 신정락(LG) 유창식(KIA) 이민호 노성호 윤형배(이상 NC) 가운데 ‘특급’이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찾기 힘들다. 신인급 선수들이 특급 선수로 성장하는 것은 ‘로또 복권’에 비유될 만큼 쉬운 게 아니다.
반면 최근 몇 년간 각 팀은 극심한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강민호와 양의지(두산) 정도를 제외하면 공수를 겸비한 포수를 찾기 힘들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도 힘들다. 장성우는 나이가 젊은 데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까지 마쳤다. 어차피 야구를 확률의 경기라고 볼 때 성공 확률이 더 높은 쪽은 장성우다.
조범현 kt 감독은 선수 보는 눈이 뛰어나고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다. 박세웅의 성장 가능성과 장성우의 합류 효과를 치밀하게 계산했을 것이다. kt로서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별로 밑질 게 없는 장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