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타고 떠나요! 신토불이 맛기행]<6>KTX 타고 만나는 포항의 별미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식 레스토랑 ‘한잔’과 ‘단지’의 운영자인 셰프 후니 김이 된장 맛을 보고 있다. 포항=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요즘 이 구간을 이용하는 KTX 승객은 하루 평균 4800여 명. 당초 예상한 3200여 명보다 40% 이상 많다. 주말에는 56%까지 늘어나 오전 시간대는 표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승무처 박재환 차장은 “연휴 때는 포항 해병대 등의 휴가 나온 군인들까지 이용하면서 입석까지 매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 울진 등의 접근성도 좋아졌다. 그 덕분에 포항시는 올여름 관광객이 20∼3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코레일에 현재 평일 8회, 주말 10회 운행하는 열차를 2, 3회 증편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다리회에 각종 야채와 양념장을 곁들인 포항물회.
물회는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하다가 뱃전에서 배고픔을 달래던 음식이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도다리 가자미 등 갓 잡아 올린 생선을 회로 뜬 뒤 여기에 오이 무 양파 당근 상추 깻잎 미나리 등 야채를 가늘게 채 썰어 넣는다.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 마늘, 파, 소금, 겨자, 물엿, 식초, 참기름 등을 섞어 만든 양념장으로 버무린다.
원래 어부들은 얼음물을 부어 먹었다. 요즘은 매실진액 다시마진액 오미자진액 꿀 등으로 맛을 낸 육수를 곁들이는 방식이 인기다. 가격은 횟감에 따라 1만∼3만 원. 매운탕은 덤이지만 얼얼해진 입과 속을 해산물 향기로 채우기에 그만이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사리에 가 보자. 전통 장류 브랜드인 죽장연의 장원이 있는 곳. 농민과 기업이 상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농민들이 생산한 연간 30여 t의 콩을 웃돈까지 얹어 구입하고 여기에 3년간 간수를 뺀 신안천일염, 지하 200m의 암반수로 최상의 장을 생산한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 ‘한잔’과 ‘단지’에도 공급하고 있다. 이 두 식당은 프랑스 음식점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의 스타 등급을 받은 곳이다.
○ KTX로 높아지는 관광 경쟁력
KTX와 연계한 관광 상품과 인프라도 늘어난다. 현재 포항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해 영일대해수욕장∼영일만항 북방파제∼호미곶 앞바다∼포스코∼송도해수욕장 등을 둘러보는 유람선이 시범 운항 중이다. 전국적 일출 명소인 호미곶 해맞이광장 일대 해안길 탐방코스 개발도 검토 중이다. 영일만 일대에는 2018년까지 5400여억 원을 들여 호텔 콘도 골프장 식물원 등을 갖춘 대규모 휴양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농어촌 관광 마을 조성 사업도 추진된다. 청정 지역으로 알려진 죽장지구에서 생산되는 전통 된장과 고추장인 ‘죽장연’, ‘영일만 친구’로 브랜드화한 농축산물(한우 시금치 부추 미나리 등) 먹을거리 개발과 판로 개척도 활발해진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KTX를 기반으로 국제적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영일만 르네상스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장영훈 jang@donga.com·이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