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은 새로 뜯은 CD를 듣는 순간 풀렸습니다. 집요할 만큼 철두철미 격동적인 음향, 강력한 의지의 표현. 교향곡 ‘불멸’은 닐센이 1차 세계대전 중 쓴 작품입니다. 중립국이었던 덴마크도 인접한 독일에 의해 강제로 전쟁에 이끌려 들어가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닐센은 그 와중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교향곡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감상주의에 쉽게 휩쓸리지 않은, 꿋꿋한 북유럽인이었던 닐센으로서는 하프가 유약함을 표상한다고 생각해 싫어했을 것입니다.
그가 교향곡 제목으로 쓴 ‘불멸’은 ‘Immortal’이 아닙니다. 덴마크어로 ‘Det Uudslukkelige’, 영어로는 ‘The Inextinguishable’입니다. 스스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외부의 힘으로 없앨 수 없다는 뜻입니다. 굳이 더 상세히 표현한다면 ‘불멸’보다는 ‘불가멸(不可滅)’쯤으로 번역할 수 있을까요.
서울시향은 7월 21일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시리즈-스칸디나비안 윈드 앙상블’에서 닐센의 목관 5중주곡을 선보입니다. 호른을 더한 5개 악기의 음색 조합을 효과적으로 표현했고, 신고전주의적 날렵함과 특색 있는 변주곡 끝악장도 있어 ‘현대 목관 5중주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