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승세를 타고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개미’들이 늘면서 코스닥 신용거래 융자잔액이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현재 코스닥의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4조1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2조5000억 원대에 그쳤던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2월 중순 3조 원대로 급증한 데 이어 이번에 4조 원까지 돌파한 것이다. ‘가짜 백수오’ 쇼크로 휘청거리던 코스닥시장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보호예수 물량 등을 제외한 코스닥의 ‘유통 시가총액’ 대비 신용 잔액 비중도 최근 3.5%를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820선까지 상승했던 2007년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말에는 이 비중이 3% 초반이었다.
특히 다음달 15일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를 앞두고 신용거래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돈을 빌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단타’ 성향이 강하고 작은 악재에도 매도 물량을 쏟아내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여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