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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그때 이런 일이] 표절 의혹에서 벗어난 잼의 ‘난 멈추지 않는다’

입력 | 2015-05-27 07:05:00


■ 1993년 5월 27일

잊힐 만하면 제기되는 가요계 고질적인 논란이 있다. 바로 표절 논란이다. 특히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노래의 일부 소절이나 멜로디를 베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 등 소통의 도구가 첨예하게 발달한 세상에서 이 같은 행위는 쉽게 알려질 수밖에 없다. 그 이전 대중가요의 표절 여부를 공연윤리위원회(공륜)가 가리기도 했다.

1993년 오늘, 공륜이 그룹 잼(사진)의 데뷔곡 ‘난 멈추지 않는다’에 대한 표절 판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공륜은 7인 심의위원회를 열고 ‘난 멈추지 않는다’를 재심의, 이처럼 결정했다. 그 엿새 전인 19일 공륜은 ‘난 멈추지 않는다’에 대해 표절 판정했지만 잼이 이의를 강력히 제기하며 공식 법적대응에 나선다고 밝힌 뒤였다.

공륜은 당시 ‘난 멈추지 않는다’ 등 39곡을 심의해 13곡에 대해 표절 판정했다. 신승훈의 ‘날 울리지마’, 신성우의 ‘내일을 향해’, 이상은의 ‘사랑할거야’,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등이 포함됐다. “주요 멜로디 두 소절이 같거나 멜로디 구성이 네 소절 비슷할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곡들은 물론 이를 사용한 CF 등은 방송 전파를 타지 못했고 수록 음반은 회수 및 판매금지 조치의 대상이 됐다. 또 대부분 일본 노래를 표절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아직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판정에 가요계는 “일부는 이미 히트한 노래여서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했다. 또 39곡 가운데 17곡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서도 “표절 혐의가 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같은 대중가요의 표절 문제는 19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논란을 모았다. 1990년 이후 금지가요 판정을 받은 노래 25곡 가운데 무려 22곡이 표절 때문이었다는 점도 이를 말해준다. 이른바 테크노 음악이 유행하면서 샘플링을 통한 댄스음악이 대세를 차지하면서 기존 멜로디를 차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잦아진 때문이었다. 특히 PC통신이 대중화하면서 표절 의혹 제기는 더욱 활발해졌고 관련 논란 역시 뜨거웠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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