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로스스타인은 미국 도박 범죄의 전설이다. 그는 1919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우승팀을 가리는 월드시리즈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신시내티 레즈가 오르자 열세인 레즈에 6만 달러를 베팅해 27만 달러를 벌었다.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던 화이트삭스 선수들을 도박사들이 포섭하도록 뒤에서 조종한 혐의를 받았지만 물증이 없어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조작 가담 선수 8명은 영구 제명됐고, 팀은 ‘흰 양말’ 대신 ‘검은 양말’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한 세기가 흐른 지금까지 대표적 승부조작 사건으로 남은 ‘블랙삭스 스캔들’이다.
▷이달 19일 이탈리아에서는 마피아 조직과 연계된 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50여 명이 체포됐다. 30여 개 클럽의 선수, 코치, 관리자들이 연루됐고 3, 4부 리그에서 승부를 조작한 경기가 수십 건이란다. 스포츠에서의 승부 조작은 종목도, 나라도, 프로와 아마추어도 가리지 않고 벌어진다. 도박 등 범죄가 관련된 경우가 많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