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영화 진흥 위원회 주최로 칸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 행사 모습.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제68회 칸 국제영화제가 한창이던 20일(이하 한국시간), 칸의 한 최고급 호텔에서 중국영화의 밤 행사가 열렸다. 아시아 최대 제작 규모를 자랑하는 완다그룹과 화이브라더스 등 중국 영화관계자들은 매년 4월 열리는 베이징국제영화제를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측은 경비행기를 띄워 유럽에 머무는 배우들을 초청하기까지 했다.
아시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부산국제영화제도 그 사흘 전 한국영화 관련 행사를 펼쳤다. 자리는 조촐했다. 각국 영화인과 교류하며 정보를 나누고 이를 통해 부산에 초청할 영화와 감독, 배우와 사전 교감을 나눠야 하는 자리였지만 올해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심지어 같은 기간 칸에 머물던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관계자들은 모두 불참했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이제 불과 5회째인 베이징국제영화제가 칸에서 연출한 상반된 모습이다. 한쪽은 정치적인 외압 논란 속에서, 또 다른 쪽은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화려하다 못해 성대하게, 각각 관련 행사를 치렀다.
영진위가 이번 칸 국제영화에서 해외 관계자들에게 강조한 것은 한국영화의 경쟁력도, 성장가능성도 아니다. 한국 로케 해외영화의 촬영 비용 중 최대 3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인센티브 지원 사업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관련 문구를 적은 가방까지 제작해 배포했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국 로케와 관련해 그 경제적 실효에 대한 갑론을박이 제기된 국내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는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