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열리는 트러스트 리조트 레이디스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정재은이 JLPGA투어에서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정재은은 올해 한국과 일본에서 6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가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JLPGA투어 스타탄생 예고
부진 딛고 데뷔 8년만에 첫 해외 도전
한·일 6개대회 연속 톱10…최고 시즌
11월까지 36주 연속투어 지옥 스케줄
작년 생각하면 행복…끝까지 버티겠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는 또 한명의 스타 탄생이 예고된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처음 해외투어에 도전한 정재은(26·비씨카드)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과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재은이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작년 2부 투어에서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정규투어 복귀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과했다. 7년 동안 우물 안에서 생활한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
올 시즌 일본에서 첫 출발은 좋지 못했다. 개막전이었던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컷 탈락해 쓴맛을 봤다. 그러나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2부 투어에서 이 보다 더 큰 아픔을 겪어봤기에 다시 일어서는 게 어렵지 않았다. 4번째 대회에서 달라진 모습이 포착됐다. 악사 레이디스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오르며 적응에 시동을 걸었고, 이후 메이저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 공동 8위, 호켄노마도구치 레이디스 5위에 이어 주쿄TV 브리지스톤 오픈에서는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투다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사이 정재은은 KLPGA투어 4개 대회에도 출전했고, 3개 대회에서 톱10에 드는 안정된 경기력을 펼쳤다. 27일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6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최고의 시즌이다. 정재은은 “지금은 모든 게 좋다. 스윙, 퍼팅, 그리고 성적도 만족스럽다. 몇 번의 우승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기는 했지만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지만, 정재은에게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바로 올 시즌 엄청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이다. 올해 11월 중순까지 36주 연속 투어 출전이라는 그야말로 ‘죽음의 스케줄’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개막 후에만 한국과 일본에서 12주 연속 대회에 출전 중이다.
정재은은 “이제는 조금씩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걸 느끼고 있다. 보통 대회가 끝나고 하루 이틀 쉬면 체력이 회복됐는데, 요즘엔 회복 속도가 더디다. 앞으로 날씨마저 더워질 텐데 걱정이다. 휴식이 필요하다”며 걱정했다.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그럼에도 정재은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작년과 비교하면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한 고민’이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는데, 지금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힘들겠지만 끝까지 버텨보겠다”며 더욱 이를 악물었다. 정재은은 29일부터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열리는 트러스트 리조트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시즌 13번째 경기를 치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