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위한 병원, 환자를 찾아가는 암센터. 폐암, 유방암, 대장암 수술 부문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은 계명대 동산병원 암센터를 방문했다.
에디터 김민숙 포토그래퍼 김현진 촬영협조 계명대 동산병원 암센터
의료선진화를 거듭한 계명대 동산병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은 1899년 미국 존슨 의료선교사가 ‘미국약방’으로 시작하여 서양식 진료소인 ‘제중원’을 세우고 영남지역 최초로 서양의술을 펼친 곳이다.
1960년대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 의사들을 유학 보내 우수의료인력 양성에 힘썼으며 의료선진화를 위해 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하고 병원의 건물을 현대식으로 증·개축하여 종합병원의 면모를 갖추었다.
동산병원은 1980년 진료와 교육, 선교와 연구를 이념으로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계명대학교와 병합했다. 이후 의과대학, 간호대학, 대구동산병원, 경주동산 병원을 산하에 둔 의료원 체제로 성장하여 현재 첨단의료시설과 분야별 우수한 전문 의료진을 보유하고 26개의 임상진료과에 922병상을 갖춘 대형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동산병원은 암환자 1명당 4~5명의 분야별 전문의들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담실에서 출발한 암센터
동산병원은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암진료를 위해 2005년부터 진료과별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꾸준히 고민해왔다. 그 결과 2008년 5월 환자 중심의 상담을 최우선으로 하는 암센터를 지역 최초 개소하게 되었다.
그 당시 암센터는 암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을 교육하는 상담실이라는 공간이 전부였다. 상담실 개소 당시부터 조치흠 암센터장은 ‘암을 본다’는 입장에서 암환자를 위한 특화 시설과 최첨단 수술 장비 도입, 인력 양성을 위해 수차례의 프로젝트를 제안·추진하였다.
그 결과 2015년 현재, 암센터에는 암에 대한 정확하고 종합적인 진료안내와 예약, 상담 및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8명의 코디네이터가 상주해 있다.
“처음에는 상담실에서 2명의 간호사로 암환자와 가족을 함께 상담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암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100여 년 된 동산병원의 역사적 산물인 강당을 허물자고 제안했어요. 암환자를 위한 절실한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2009년 강당을 허물고 암센터운영지원팀을 신설하고 시스템을 보완하여 상담실에서 시작한 암센터를 2010년 9월 현재의 위치로 확장 이전했어요.” (조치흠 암센터장)
동산병원 암센터는 최첨단 PET-CT와 암세포만 따라가며 치료하는 영상유도 방사선치료기, 다빈치 로봇수술시스템 등 앞서가는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2011년에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해 새로운 수술기법을 개발하는 데 힘써왔다.
로봇수술은 신체 깊은 곳에 위치한 장기를 수술하거나 복잡한 악성종양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전립선이나 직장, 자궁과 같은 까다로운 부위의 로봇수술은 일반 복강경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수술 회복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조치흠 암센터장은 1996년 세계 최초로 임산부의 중증 자궁경관무력증을 복강경 수술로 임신유지에 성공하였으며, 현재까지 260례 이상의 수술에 92%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복부에 한 개의 구멍을 내어 수술하는 단일공 로봇수술방법으로 자궁내막암을 국내 최초로 수술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외에도 대장항문외과에서는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대장암의 새로운 수술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흉부외과에서는 폐암 로봇수술을 지역 최초로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동산병원 암센터는 복강경 수술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로봇수술의 선두자로서 한국을 넘어 세계 내시경 의학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매년 최소침습수술(MIS) 심포지움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산병원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동산병원을 찾는 수도권 환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2014년도 적정성 평가’에 의하면 계명대 동산병원은 폐암, 유방암, 대장암 수술 모두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본 평가는 2013년과 지난해 3개 암수술을 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치료 대응력, 방사선 치료, 입원 평균 기간 등 20여 개 분야를 조사하여 등급을 정했다.
또 심평원이 발표한 수술별 진료량 평가에 따르면, 위암, 간암, 췌장암, 식도암, 조혈모세포이식술, 고관절치환술 등 6개 전 항목에서 1등급을 받았다. 진료 1등급은 암 수술 등 의료 경험이 많고 진료 결과가 좋아야 받을 수 있다.
6개 전 항목 1등급 병원은 서울 5곳, 지방 5곳 등 총 10곳으로 대구에는 동산병원이 유일하다. 이번 평가는 전국 43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진료과목 20개 이상, 연평균 1일 입원환자 10명당 의사 1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동산병원은 이러한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암센터, 심장·뇌혈관센터와 여성질환센터, 뇌신경센터, 성인병대사센터 등 경쟁력을 갖춘 진료센터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학제 통합 진료… 환자 맞춤형 서비스 도입
동산병원 암센터는 질환별로 관련 전문의들이 모여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형 치료방침을 논의하는 ‘질환별 협진회의’를 10년째 시행해 왔다. 이러한 풍부한 협진 경험과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기에 ‘다학제 통합진료’를 지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할 수 있었다.
<다학제 통합진료 시스템>
“다학제 통합진료는 협진 및 팀 진료를 통한 정확하고 신속한 치료시스템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임상 상황에서도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최선의 치료방법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동산병원은 이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들의 높은 진료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조치흠 암센터장)
암환자의 네비게이터… 질환별 코디네이터와 암 상담 전문간호사
동산병원 암센터는 최첨단 장비와 새로운 수술기법 개발은 물론 전문 인력 확충에도 힘써왔다. 이는 환자 개인에 맞는 차별화된 케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부인암환자 자조모임>
암센터 상담실은 당일 진료와 검사가 가능한 원스톱(one stop service)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상담 간호사와 질환별 코디네이터가 진단에서 치료까지 2주 안에 가능하도록 신속한 처리를 도와준다.
환자중심의 전인간호… 삶의 질 향상
동산병원 암센터는 암환자와 보호자가 쉴 수 있는 ‘동산로뎀쉼터’와 자연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암환자와 지역민을 위한 건강강좌, 음악회, 웃음치료, 명상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2월 시작한 암 통합건강강좌 프로그램(매월 넷째 주 금요일)은 암환자와 보호자의 투병 과정을 돕고 삶의 질 향상을 돕고자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암환자와 가족은 물론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사랑과 나눔 음악회>
특히 암환자들의 불안과 우울, 디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명상학회가 인정한 2명의 명상 전문가와 마음챙김 명상 교육과정을 이수한 암센터 간호사들이 매주 1회, 요가, 명상 등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료 건강 영양 뷔페>
암환자 지킴이… 항암화학요법제 주사실
동산병원 암센터는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암환자들이 입원 없이도 안정된 환경에서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제 주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항암화학요법제 주사실에는 종양전문간호사가 상주하여 항암치료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 외에도 암환자가 진단부터 재활까지의 긴 여정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 영양집중지원팀, 심리사회지지팀, 림프부종치료실 등 다양한 지원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암센터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의무기록사를 배치하여 다양하고 정확한 통계치를 연구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찾아가는 진료, 암치유센터로 거듭 성장
동산병원은 최고 수준의 의료환경을 위해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에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1033 병상)의 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새병원이 완공되면 환자 중심의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암센터는 ‘찾아가는 진료와 전인적 치유’를 목적으로 ‘암치유센터’로 개명할 계획이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은 환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의사가 환자를 찾아가는 진료 시스템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가정간호시스템을 도입해 암환자를 찾아가 식이요법, 운동, 현실적응 상담도 추진해나갈 방침입니다. 동산병원의 암치유센터가 암환자들의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조치흠 암센터장)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