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방위사업 비리로 구속 기소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66) 측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던 과학자에게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 23단독 이광우 판사는 일광공영과 함께 일하는 터키 군수업체 하벨산(Havelsan) 측에 허위사실을 보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던 정모 씨(60)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일광공영 측은 “하벨산의 대리점으로서 영업을 통해 정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 씨가 ‘일광공영이 아무 노력 없이 하벨산에서 과도한 커미션을 받았으며 형사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정 씨가 2013년 3월 하벨산의 대표에게 e메일로 “일광공영에게 하벨산이 과도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도록 돕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일광공영은 1억 달러 규모의 대한민국 공군 전자훈련장비 사업에서 2400만 달러나 벌어들였다”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는 것이다. 정 씨는 당시 하벨산 관련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판사는 “정 씨가 이런 내용의 e메일을 보낸 사실만 인정될 뿐 그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이 무기수출업체 에이전트로 활동하다 불법행위로 기소돼 2012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고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사기죄로 기소됐다는 점 역시 정 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