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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대 감독’ 이종운도 못 알아본 파이어볼러 김재윤

입력 | 2015-05-30 05:45:00

김재윤. 스포츠동아DB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 이끈 감독과 포수
7년 만에 투수로 변신한 모습에 깜짝

한국 대표팀은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주축 멤버는 안치홍(경찰청), 오지환(LG), 김상수(삼성), 정수빈, 허경민, 성영훈(이상 두산) 등이었다. 그리고 또 한명 주전 포수의 부상으로 전 경기를 책임진 김재윤(kt)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사령탑은 경남고를 고교 최강팀으로 이끌고 있던 이종운 현 롯데 감독이었다.

5월 17일 수원구장. kt와 경기를 치르고 있던 이종운 감독은 8회 마운드에 오른 투수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전광판에 찍힌 이름은 ‘김재윤’, 그러나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김재윤은 포수였다. 체격과 외모도 만 18살, 고3 때와는 많이 달랐다. ‘프로 1군 무대 데뷔전’이라는 코칭스태프의 설명이 들렸다. 곧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펑펑 던지며 오승택~임재철~문규현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내려갔다.

이 감독은 곁에 있던 코치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김재윤이 맞나?”라고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설마 1월까지 포수였던 투수가 저런 공을 던지겠나? 아닐 것 같다”였다.

이 감독은 29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한화와 경기를 앞두고 김재윤이 kt 1군 불펜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빙그레 웃으며 “주위에서 그 김재윤이 아니라고 해서 헷갈렸었다. 대단하다. 1월부터 투수 훈련을 했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하다”며 “2008년 당시 김재민이 부상을 당해서 김재윤이 모든 경기를 다 뛰었다. 도루 저지도 잘했고 준결승에서 결승타도 때리는 등 좋은 타격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큰 관심을 보여 어떤 선택을 하던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김재윤은 지난 1월 조범현 감독이 투수 변신을 결정한 직후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고 17일 롯데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28일까지 6경기(5.1이닝)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1볼넷) 삼진 9개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감독은 “고교 때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어서 국내 팀 지명이 쉽지 않았었다. 어깨가 워낙 강한 친구다. 다른 팀 선수지만 투수로서의 새 출발을 응원한다. 계속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는 소식이 참 반갑다”고 말했다.

울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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