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동준. 스포츠동아DB
염경엽 감독이 김동준에게 기대 거는 이유
“제구+구속 향상, 빨리 좋아질 조건 충분해”
선발등판으로 경기운영 및 볼 배합 나아질 것
넥센 염경엽 감독의 당초 기대 그 이상이었다. 5월에 한해 선발등판 기회를 주기로 했던 김동준(23)이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프로 4년차’ 김동준은 5월 5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012년 입단 이후 지난 2년 동안 1군 무대에 단 한번도 오르지 못했던 그는 작년 5경기에 출전해 6이닝을 던진 무명선수다. 키 185㎝에 몸무게 90㎏이 넘는 건장한 체격이지만, 130㎞대 후반을 밑도는 직구로 1군 무대는 어림없었다. 하지만 밸런스를 다듬으며 직구 구속을 147㎞까지 끌어올렸다. 강점인 제구가 곁들여지며 시즌 초반 1군무대로 승격했다. 그리고 패전처리와 추격조를 거쳐 10일 목동 KIA전부터 부진한 4선발 문성현(25)을 대신해 선발투수로 승격했다. 그날 5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염 감독은 “5월까지 선발기회를 줄 것이다”고 공언했다.
김동준은 기회를 얻은 4차례 선발등판에서 KIA전을 제외하고 단 1번도 5이닝을 막지 못했다. 성적은 1패, 방어율 6.88(17이닝 13자책점)에 그쳤다. 불펜투수로 7경기 등판해 방어율 2.77(13이닝 4자책점)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수치다. 하지만 염 감독은 “선발로 계속 기회를 줄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 경험부족은 눈에 띈다. 염 감독은 “28일 대구 삼성전 2회 최형우와 볼카운트 3B-2S에서 직구를 고집하다가 홈런을 맞았다. 동준이는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등 다른 변화구 제구가 되는 투수인데 그 상황에서 직구를 던졌다. 아직 볼 배합이나 경기운영에서 미숙함이 있지만 윤성환(삼성)이나 유희관(두산)의 운영능력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김동준에게 큰 역할을 바라지 않는다. 6이닝에 4점만 내줘도 최선이다”고 기준점을 밝혔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