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2개월 연속 하락세… 기업들 체감경기도 내리막 정부, 2014년 31조 원 투입했지만… 경기회복 효과는 실망스러운 수준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산업생산 감소는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1.2%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자동차(2.8%)와 통신·방송장비(9.0%) 부문에서는 생산이 늘었지만 조선업 불황 탓에 기타운송장비(―13.0%)와 금속가공(―0.8%)이 크게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광업을 포괄하는 대표적인 경기 지표로 최근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도 0.8% 줄어 3월(―2.7%)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기, 전자기기, 자동차에서는 투자가 늘었지만 일반기계류, 정밀기기가 부진했다. 건설기성도 건축, 토목공사의 실적 감소로 2.6% 줄었다.
그나마 4월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1.6% 늘어 내수 회복의 여지를 보였다. 의복, 음식료,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내수기업 BSI는 74로 전달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 전체의 업황 BSI는 75로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 BSI도 75로 1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그동안 4월 경제지표에 주목해 왔다. 지난해 7월부터 경기 진작을 위해 가동한 ‘정책 패키지’의 효과가 올해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책 패키지로 총 46조 원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하고 지난해 31조 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0조 원가량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지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정책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지표는 정부가 다음 달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을 발표하기 전 마지막 공식 지표이기 때문에 향후 정책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둔화세의 영향으로 생산과 투자 회복이 지체되는 모습”이라며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진한 경기에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다음 달에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