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野 떼쓰고… ② 法 뒤집고… ③ 民 등지고
부끄러운 ‘국회 개원 67주년 기념식’ 29일 제67회 국회 개원 기념식에서 여야 주요 인사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여야는 이날 새벽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통과시켰지만 세월호법 등 관련이 없는 현안을 연계해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왼쪽부터 정의화 국회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정갑윤 이석현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는 파탄 지경에 빠진 국가 재정을 살리기 위한 대수술을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5월 2일 개혁안 합의 이후 야당의 관심은 다른 데 있었다. 야당은 협상의 고비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계없는 부대조건을 내세우며 협상 진전의 발목을 잡았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 등을 연계하는 ‘떼쓰기 정치’를 구사했다.
160석 거대 여당인 새누리당은 협상 내내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을 처리할 수 없다며 ‘제왕적 야당’의 뒤에 숨기 바빴다. 청와대 또한 처리 재촉만 했을 뿐 야당 및 공무원 노조와의 소통에는 소홀했다.
정치권이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그들의 주장처럼 ‘사회적 대타협’의 산물인지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많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논의하라고 만들어진 실무기구는 엉뚱하게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안을 합의로 내놓았다. 이해 당사자인 ‘국민’은 실종됐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