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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성소유 최대기업 오너는 한국계 타이 리

입력 | 2015-05-30 03:00:00

IT기업 ‘SHI’… 2014년 매출 6조원, 이장석 넥센 구단주의 누나




한국 출신 기업인 타이 리 씨(56·사진)가 여성으로서는 미국 최대 규모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7일 전했다. 리 씨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판매하는 SHI의 최고경영자(CEO)다. 포브스는 ‘2015년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50인을 선정하면서 14위에 오른 리 씨의 성공담을 자세히 소개했다. SHI의 지난해 매출은 60억 달러(약 6조6500억 원)로 미국에서 여성이 소유한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그는 1989년 직원 5명의 망해가는 회사를 100만 달러에 인수해 직원 3000여 명의 거대 기업으로 일궜다. 현재 SHI는 영국, 독일, 홍콩 등에 30여 개 지사를 두고 보잉, AT&T 등 1만7500여 개 기업 및 개인과 거래한다. 비결은 직원에게 보여준 전폭적인 믿음과 존중이었다. 그는 직접 자가용을 운전해 출근하며, 뉴저지 주 서머싯에 있는 본사 주차장에도 CEO용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 고객 관리는 담당 직원에게 전담하도록 했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원이 고객에게도 최선을 다한다”며 “모든 직원이 사장처럼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수시로 거래업체가 바뀌는 IT 업계에서 99%의 고객보유율을 자랑한다.

포브스는 그에 대해 “아버지가 유명한 경제학자이며 태국 방콕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는 1차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등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이기홍 전 경제기획원 차관보이며 남동생은 한국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이장석 구단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는 매사추세츠 주 애머스트대에서 생물학·경제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P&G,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에서 경험을 쌓다가 변호사 남편의 도움으로 SHI의 전신인 라우텍을 인수했다.

한편 미국 의류유통업체 ‘포에버21’의 장진숙 씨도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4위(31억 달러·약 3조4000억 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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