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를 넘는 방법이 하나일까요?/야엘 비란 글, 그림/유지훈 옮김/36쪽·1만 원·책속물고기
주인공 궁금이는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수 있을까 생각하다 양 세기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양을 세는 것도 쉽지 않아요. 머릿속에서 양들이 막 돌아다니니 더 정신이 없습니다. 궁금이는 양들 주변에 울타리를 놓고 한 마리씩 옮기기로 합니다. 이제부터 문제는 궁금이 머릿속 울타리에 갇힌 양들에게 옮아갑니다. 양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울타리를 넘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양마다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울타리 앞에 서서 계산만 하고 있는 양도 있고, 울타리를 간단히 뛰어넘거나 부수고 나가는 양도 있고요. 울타리를 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몸을 낮춰 울타리 아래로 빠져나가는 양도 있어요. 털이 망가지는 건 감수해야겠지요. 울타리를 보며 아예 넘어갈 생각조차 않고 포기해 버리는 양도 있습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