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천으로 회귀하는 은어, 그 반짝이는 꿈은 또 무엇일까
심해에서 긴 방황과 인내가 있고,
강어귀를 찾아들면서 시작된 사랑의 기쁨이 있다.
이별과 고독, 그리움과 기다림, 재회와 행복,
그리고 영영 이별하는 운명이 있다.
원재훈 소설 ‘만남, 은어와 보낸 하루’ 중에서
이곳에 올라서서 먼바다를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은어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가
바닷바람을 타고 밀려온다.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이런 길을 가야 한다는 것.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찾으려면
자신을 내주어야 한다는 것.
바다에서 하천으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생을 마감하는 은어의 슬픈 몸짓은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를 위해
운명을 거슬러 올라가는 인간의 몸부림과 다르지 않다.
은조각처럼 반짝이는 은어의 여정이
잔잔한 감동이 되어 마음속에 녹아든다.
경북 울진 남대천에서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