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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대1… 9대1… ‘면세점 쟁탈전’ 본게임

입력 | 2015-06-01 03:00:00

1일 입찰서류 제출 마감
동대문에 6개업체 몰려 최대 격전지… 현장평가 거쳐 7월 중순 결과 발표




관세청이 15년 만에 허용하는 신규 사업권을 놓고 서울 시내 면세점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이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재까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각각 2개와 1개씩 주어진 사업권을 놓고 대기업과 합작법인 7곳, 중소·중견기업 9곳이 출사표를 냈다. 관세청은 1일 사업계획서 등 입찰 서류 제출 마감을 시작으로 7월 초 현장 실사 평가 등을 거쳐 7월 중순 이후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관세청이 밝힌 심사 기준은 1000점 만점에 경영능력(300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관광인프라(150점),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300점) 등이다. 면세점 선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입지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로 부상한 동대문(6곳)이 가장 많았다.

대기업 몫으로 할당된 두 자리를 놓고 기업들은 대기업 간의 합작, 중소기업과의 연합, 파격적인 입지 선택 등 경쟁사를 압도할 전략들을 내놓았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면세점 업계 2강(强)인 롯데와 신라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가장 주목했다.

호텔신라는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을 선언했다. 두 기업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독점 논란을 의식해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던 롯데는 뒤늦게 동대문피트인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신규 면세점 전쟁에 가세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파격을 감행했다. 이곳은 1930년 국내 1호 백화점이 들어선 곳으로 신세계그룹의 모태다. 처음 면세사업에 도전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과의 합작 기업을 내세워 새로운 상생모델로 승부수를 띄웠다. 23년간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한 SK네트웍스는 중국인 특화 면세점을 키워온 노하우를 살려 동대문 케레스타를 입지로 결정했다.

남들과 다른 틈새 입지를 내세운 기업들의 전략도 돋보인다.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을 지어 아시아 최고의 문화쇼핑센터로 만든다는 계획을 내놨고, 이랜드그룹은 세계 최대 면세기업인 듀프리 및 중국 최대 여행사인 완다그룹과 손잡고 홍익대 부근의 서교자이갤러리를 입지로 결정했다.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주어진 1곳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유진기업은 여의도 옛 MBC 사옥에 한류체험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가 토니모리 로만손 등 11개 업체와 함께 세운 에스엠면세점은 국내외 고객 900만 명을 확보한 하나투어의 마케팅 능력을 동원해 인사동을 제2의 명동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견기업 인평은 서초구 양재동의 하이브랜드에 면세점을 만들어 서초지역 관광벨트를 형성할 계획이다. 2009년 부산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다 신세계에 매각한 파라다이스그룹도 다시 면세점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대구시내 면세점 사업자인 그랜드관광호텔을 비롯해 한국패션협회, 동대문 소상공인들로 이뤄진 제일평화컨소시엄, 자동차부품업체 삼우가 참여하는 듀티프리아시아 등도 마감을 앞두고 면세점 입찰에 뛰어들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