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인도계 지점설립 잰걸음
중국계는 1년새 총자산 2배로 늘려… 몸집 줄이고 떠나는 美-英계와 대조
안산 등서 국내 은행과 경쟁 불가피… 亞진출 中企는 수수료 혜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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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시장 두드리는 아시아계 은행
금융 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은행인 느가라 인도네시아 은행(BNI)은 4월 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취득한 데 이어 전산망 설비 작업에 나서는 등 본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면 지점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인도 최대 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도 한국 지점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르면 6월 서울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해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 퍼스트걸프은행과 필리핀 BDO 유니뱅크도 지난해 한국 사무소를 차리고 영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계 은행들은 위안화 예금 증가와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송금 수요에 힘입어 덩치 키우기에 한창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5대 중국계 은행(중국·건설·공상·교통·농업)의 한국 내 총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52조250억 원으로 2013년 말(26조9886억 원)의 두 배로 불었다. 중국계 은행의 대표 주자인 중국은행의 총자산은 19조5856억 원에 달한다.
○ 자국 근로자의 송금 수요에 주목
아시아계 대형 은행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에 들어오는 자국 노동자와 유학생, 기업이 늘면서 송금 및 환전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법무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국내 외국인 장단기 체류자는 181만3000명에 달한다. 이 중 156만3000명이 아시아계로 중국 동포 외에 인도네시아(4만3000명), 필리핀(5만4000명) 국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아시아 은행들은 자국 고객은 물론 해당국에 진출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및 금융 컨설팅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송금 시 수수료 혜택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중국계 은행들의 경우 위안화 결제 수요를 등에 업고 기업 금융 분야에서 강점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