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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술 취하면 택시 타고 ‘무임 팔도유람’ 즐긴 50대

입력 | 2015-06-01 03:00:00

서울서 운전기사에 “지방 갑시다”… 도착해선 “돈 없다, 마음대로 하라”
51차례 상습범… 경찰, 영장신청




31일 오전 2시 20분경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교차로. 장모 씨(54)가 근처에 있던 오모 씨(59)의 개인택시를 잡아탔다. 장 씨는 “광주에 사는 친구를 만나야 한다. 서둘러 내려가 달라”고 말했다. 그는 여유 있는 말투로 광주행을 요구하며 ‘총알’처럼 가줄 것을 당부했다.

오 씨는 300km 남짓한 거리를 달려 약 2시간 만인 오전 4시 반경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광주 북구 동림나들목 근처에 도착했다. 오 씨는 “광주 어디에 친구가 사느냐? 어디로 차를 몰고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장 씨는 “광주에 친구가 살지 않는다. 택시비도 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답했다. 황당한 답변에 오 씨는 할 수 없이 112에 신고했고 장 씨는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씨는 2010년부터 무임승차와 무전취식으로 51차례나 처벌받았고 28개월이나 교도소에 복역했다. 그는 술만 마시면 무작정 택시를 잡아타고 전국 각지로 갈 것을 요구하며 ‘공짜 드라이브’를 즐기는 못된 버릇이 있었다. 이날도 방배동의 한 편의점에서 소주 3병을 사서 마신 뒤 광주까지 공짜 드라이브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무임승차 비용이 30만 원에 불과했지만 엄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사기 혐의로 장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