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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역 ‘흔들’… 잦아진 지진에 불안한 열도

입력 | 2015-06-01 03:00:00

북태평양 해저서 규모 8.1 강진
신칸센 운행중단… 일부지역 정전




“엘리베이터가 자동 정지했습니다. 비상계단을 이용해 주세요. 가스를 켜지 마시고 가스 밸브는 잠가 주세요.”

지난달 30일 오후 8시 반경 일본 도쿄(東京) 미나토(港) 구 시바우라(芝浦)에 있는 49층짜리 맨션에서 다급한 안내방송이 나왔다. 인터폰에서는 “지진 발생, 지진 발생”이라는 알림음이 10분 사이 서너 차례 울렸다.

이날 오후 8시 24분 도쿄 동남쪽 약 870km 떨어진 북태평양 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8.1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관측을 시작한 1885년 이후 일본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규모 9.0)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오키나와(沖繩)에서 홋카이도(北海道)까지 일본 열도 전체가 광범위하게 흔들렸다. 특히 도쿄 도심에서도 진도 4의 진동이 관측됐다. 부산과 울산 등에서도 건물과 땅의 흔들림이 감지돼 지진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도쿄의 명소 중 하나인 롯폰기(六本木)힐스 모리타워(지상 54층 건물)는 엘리베이터 5대가 정지하면서 52층 갤러리에서 열린 스타워즈 전시회를 보러 방문한 관람객이 2시간 이상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도쿄와 사이타마(埼玉) 등에서는 약 600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도쿄와 신오사카(新大阪)를 오가는 신칸센은 모두 운행을 중단하고 일제 점검에 들어갔다. 도쿄 도심을 지나는 지하철도 운행을 중단했다. 이번 강진은 지하 약 682km의 깊은 곳에서 발생해 피해는 작았다.

한편 최근 약 1개월 사이 일본에서는 강한 지진과 화산활동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현 남쪽 구치노에라부(口永良部) 섬의 산 정상 부근에서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해 주민 137명이 긴급 대피했다. 도쿄에서 가까운 온천 명소인 하코네(箱根)에서도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소규모 분화 가능성이 있어 지난달 26일부터 지금까지 분화구 주변에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