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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부르는 운전 “이정도만 지키면 싸울 일 절대 없어…”

입력 | 2015-06-02 08:00:00

[시동 꺼! 반칙운전] 상습 정체 교차로 집중단속


지난달 23일 열린 한 프로야구 경기에 대한 뒷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승리 팀이 6-1 앞선 9회초 도루 시도에 이어 마지막 수비 상황에서 2명이나 교체한 게 논란이 된 것. 상대팀 선수들이 나서 강력하게 항의할 정도였다. 흔히 승리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상대팀에게 배려하는 ‘불문율’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답이 없어 저마다 해석하는 게 다를 수 있다.

운전을 할 때 역시 이와 비슷한 불문율이 있다. 최근에는 운전예절 때문에 얼굴을 붉히거나 보복까지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운전 시 꼭 지켜야할 기본 매너를 알아봤다.    
#방향지시등 미적용 범칙금
방향지시등 미적용은 도로위해서 가장 쉽고 많이 접할 수 있다. 이 경우 뒤따르거나 진행 방향 차량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방해한다. 실제로 이 같은 운전에 앙심을 품고 보복운전을 벌이다가 처벌을 받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 올림픽대로에서 김포공항 방향으로 운전하던 한 차주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자신의 차량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화가 났다. 그러다가 상대 차량 앞에 갑자기 끼어든 다음 브레이크를 밟아 위협하고 사고를 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진로변경 시 신호불이행한 사례, 흔히 말하는 깜박이(방향지시등)를 안 키고 차선을 바꾸면 도로교통법 38조 1항에 해당돼 범칙금 3만 원이 부가된다.

#졸음운전 대형사고 ‘복병’
졸음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이맘때면 졸음운전이 평상시보타 크게 증가한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3∼5월 월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만8394건으로 월평균(1만7946건)보다 2.5%, 1∼2월 평균(1만5102건)에 비해 2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403명, 부상자 수는 2만7977명으로 역시 1∼2월 평균(362명, 2만3675명)보다 각각 11.33%, 18.17% 늘었다.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5092명)의 법규 위반별 교통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과 ‘운전 중 DMB 시청’, ‘졸음운전’ 등 안전의무 불이행이 72.1%(3673명)로 가장 많았다.
 
#고속도로 적절한 차로선택 필수
고속도로에서 최적의 교통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맞는 차선에서 주행해야한다. 고속도로 규칙대로 주행은 주행선에서 하고 추월할 때만 추월선을 이용하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주행선을 달리다 가로막는 차가 있으면 추월한 뒤 다시 주행선으로 들어가면 된다. 유럽의 고속도로에선 이 규칙이 잘 지켜진다. 국내에서는 주행선과 추월선 구분이 무너진 지 오래다. 짐을 가득 실은 거대한 트럭이 버젓이 승용차선을 달린다. 승용차도 속도 제한을 훨씬 밑도는 속도로 추월선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

인천 부평구 굴다리 오거리에서 차량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 교차로는 출근시간(오전 8∼9시) 차량 통행량이 8300여 대에 이르는 등 혼잡 구간에 속한다. 인천경찰청 제공

#꼬리물 해결 방법은?
경찰은 매년 대대적인 꼬리물기를 단속한다. 얌체 운전자들이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것을 막으려는 게 목적이다. 혼잡한 시간의 무리한 끼어들기와 꼬리물기 등은 교통 정체로 인한 운행시간 증가, 오염물질 배출 등 사회적 비용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서는 진행신호가 녹색신호라 하더라도 교통이 혼잡해 주변 차량의 통행을 방해할 염려가 있다면 교차로 내에 진입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황색불에서 빨간불로 바뀌는데도 급하게 교차로를 건너가는 신호위반은 승용차 기준으로 범칙금 6만 원에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그리고 녹색신호에 교차로 진입했지만, 차가 막혀 교차로에 정차하게 돼 흐름을 방해해도 범칙금이 4만 원이다. 또 횡단보도 정차로 보행자를 방해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에 벌점 10점을 받게 된다. 하지만 모호한 규정 때문에 꼬리물기가 계속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운전자 입장에서 보면 차량이 밀리는 것을 예측 감안해서 운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당국에서는 보다 과학적으로 교통 흐름을 감안하여 현실성 있는 신호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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