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체질개선 마무리 단계 판단… “대표 책임경영체제 구축할 것”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이 지난해 9월 24일 울산 본사에서 출근하는 직원의 손을 잡으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말하는 모습. 동아일보DB
권 사장은 1일 오전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제 여러분이 회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렸다”며 인력 구조조정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무엇보다 지금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르고 우리 모두가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함께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경영 상황이 개선되면 지급하기로 했던 특별격려금 100만 원도 조건 없이 주기로 했다. 지난해 3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도 192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말 세계 조선업체 최초로 ‘선박 2000척 인도’라는 이정표를 세운 것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그는 “금년 남은 기간 더욱 노력해 올해는 반드시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다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담화문은 체질 개선 노력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권 사장이 직원들을 격려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언제까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회사를 이끌어갈 수는 없다고 보고 직원들의 기를 살리려는 목적이다.
권 사장은 담화문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상무 이상 임원 전원(260명)에게 사직서를 받은 일 등이 자신에게도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자리에 연연하면서 적당히 시간만 보내고 싶지 않았다”며 “월급을 포함해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 하나만을 생각했다”는 것. 그리고 “오직 현대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저의 간절한 충정이었음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세계 1위 조선업체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마음먹으면 안 될 일은 없다. 흑자도 낼 수 있고 주가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재창업의 각오로 힘을 모아 가정은 물론이고 울산 시민, 나아가 한국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일하자”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