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경제부
최근 몇 년간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지속됐던 증권가의 직장인들은 어느 분야보다 인사고과에 민감합니다. 그래서일까요, IBK투자증권 직원들의 인사고과에 대비하는 자세가 남다릅니다. 대표이사의 뜨거운 학구열 때문에 ‘학점’을 이수하느라 많은 직원이 밤잠을 줄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신성호 IBK증권 사장은 리서치센터장 출신입니다. 그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전 임직원이 공부하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신 사장은 “증권사 직원들이 공부하지 않아 고객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에 고객이 주식시장을 떠났다”는 지론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육을 통해 임직원들의 수준을 높이면 고객들이 다시 찾아온다고 생각한 겁니다.
IBK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토요일에 공부방을 열기도 했습니다. 프라이빗뱅커(PB)들을 대상으로 한 9주일 과정에 대한 반응이 워낙 뜨거워 올해 2월부터는 새로운 학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익률 높이는 실전 노하우’를 주제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등을 초청했습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직원은 무려 189명으로, 전국 지점의 PB 총원(237명)의 약 80%입니다.
맛집에 손님이 몰리듯 공부하는 회사, IBK증권에 고객들이 다시 몰려들까요. 신 사장이 장담한 ‘임기 내 업계 10위권 진입’이 실현될지 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습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