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학과 역사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벽사(碧史) 이우성 선생(90·사진)이 평생 모은 장서 3000여 권을 대학에 기증했다. 부산대는 최근 이 선생이 후학 양성을 위해 고문헌 자료 1020권, 한학 일반 자료 2120권 등 고전과 역사학 관련 서적 3140권을 부산대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1일 밝혔다.
기증 장서에는 담정총서(潭庭叢書), 이이엄집(而已嚴集), 항재집(恒齋集), 성헌집(省軒集) 등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자료를 비롯해 한문학의 새 지평을 연 여항문인 자료와 지역의 전통 지식인들이 근대 전환기를 맞아 사상적 갱신과 학문적 실천을 도모했던 서적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선생은 “고전 연구와 인문 고전 정신을 되살리는 밑거름으로 삼아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 고서들은 조선 후기 한학 연구와 지방에서 활동했던 지역 지식인의 시대정신 등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 도서관은 기증받은 도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9월 부산대 밀양 캠퍼스에 이 선생이 태어난 고가의 이름을 따 ‘쌍매당문고(雙梅堂文庫)’라는 특별 전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